• 최종편집 2023-08-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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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도가 필요하다.


오은영 박사의 방송이 갈수록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아이와 부모 상담에서, 성인과 전문직에 있는 사람들까지.


왜 이렇게 오 박사를 찾을까?


물끄러미 그녀가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이야기 해주는 것을 보았다. 그의 표정, 시선, 말을 시작하는 첫 마디는 깊은 해아림과 공감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때 사람들은 금새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은다. 


나는 본래 간헐적 외사시다. 복시가 심해서, 글자를 보거나 무언가를 집중해서 볼 때 한 눈으로 보는게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종종 나머지 한 쪽 눈이 바깥쪽으로 향할 때가 있다. 


어릴 적 수술을 했지만, 완전하게 고쳐진 것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누군가 앞에서 고개를 숙여 글자를 읽는 순간이 곤욕이니, 설교자의 자리는 더욱 더 부담이 되었다.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초록눈망울이라는 카페를 통해서, 나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자연스럽게 이 분야의 가장 권위가 있는 의사를 알게 되었고, 예약하고 두 달 만에 진료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내 눈은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위로도 되었다. 의사분께서 자상한 미소와 깊은 해아림으로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공감해주었고, 고생 많았을 거라고 이해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료해줄 수 없는 상태여서 미안하다는 말도 해주었다. 그게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날 고쳐준 것은 아닌데, 내 마음을 해아려주어서, 내 마음을 공감해주어서 힘을 얻고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는 내 눈과 관련된 문제를 고치려고 하거나, 그 문제에 대해서 고뇌하지 않았다. 그 날 그곳에서 내 마음은 이렇게 정리가 되었다.


'두 눈을 가지고도 한 분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세상을 두 개로 보지만 한 분 하나님을 알아보았다. 그거면 되었다.‘


정말로, 그렇게 정리가 끝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게 목회자의 일상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니,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쉽게 호감이 가는 사람은, 나와 살아온 환경이 닮은 사람이고, 무언가 거부감이 생기는 사람은, 나와는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난 사람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렇다. 우리가 느끼는 차이, 불편함과 호감의 이유는.


그래서 새로운 지도가 필요하다. 나의 경험 지도로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새롭게 이해하기 위해서 듣고 해아려보고, 살아온 삶의 배경을 듣는 관계까지 가보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이해가 되는 그 사람의 모습과 생각이 있다. 그렇게 보면, 이해 못할 인생도 없고, 이유 없는 행동도 없다.


그저 들어보지 않아서, 더 깊이 해아려보지 않아서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기에는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인생이 없다.


사람을 대할 때는, 새로운 지도가 필요하다. 그 사람의 인생을 들어보며 새로운 지도를 그려야 한다. 그래야 그를 이해할 수 있고, 그를 누릴 수 있다. 


인생은 수많은 지도를 그려가는 시간이다. 한 사람, 또 한 사람을 알아가는 이 시간들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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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목사, '새로운 지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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